<제2회 목일신캠프백일장> 심사평
<제2회 목일신캠프백일장>은 목일신 선생의 문학정신과 항일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 문학적 소양을 겸비한 ‘소년목일신’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올해 은성 목일신 선생의 탄생 111주년을 맞아 개최된 <제2회 목일신캠프백일장>에는 전국 각지의 초등학생들이 열성적으로 참여하였다. 1차 예심은 2024년 8월 1일부터 9월 10일까지 전국에서 온라인으로 응모한 129명의 작품 387편을 4명의 심사위원들이 엄정하고 투명한 블라인드 심사로 진행되었다. 이중 고학년부와 저학년부 각 10명씩 선발하여 본심에서 경합을 겨루었다.
예심에서 통과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 백일장 형식으로 진행된 2차 본심에서, 주최측이 제시한 올해의 동시 시제는 ‘심부름’과 ‘우리 아버지’였다. 심사위원들은 본심에 오른 학생 작품들이 모두 작품 수준이 뛰어나 수 차례의 작품 검토와 논의를 하여 보다 공정한 심사가 되도록 고심을 기했다.
올해 백일장 예심과 본심에서 심사위원들이 특히 주목한 점은, 동시에 어린이의 동심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드러나 있는가라는 점이다. 또한 시제로 제시된 시적 대상을 어떻게 관찰하고 접근하여 개성적인 작품으로 형상화했는가 라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평상시에 우리 주변의 대상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이를 시로 구성하는 측면, 그리고 다양한 어휘력 구사와 창의력 및 상상력이 요구된다.
심사위원들은 본심에 출전한 학생들의 작품을 공정하고 엄격한 블라인드 심사를 통해 저학년부 ‘소년목일신상’은 박하루(파주 산내초등학교 3년) 학생을, 고학년부 ‘소년목일신상’은 강혜원 학생(충주 남한강초등학교 5)을 수상자로 선정하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저학년부 ‘소년목일신상’을 수상한 박하루(파주 산내초등학교 3년) 학생의 수상작은 ‘심부름’이란 시제를 선택하여, 시적 화자가 마트에 장을 보러 간 개인적인 경험을 다루고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익숙한 일상성이 개성적인 동시로 재탄생되었을 때 독자는 작품에 더욱 매료되는 법이다. 박하루 학생의 동시는 ‘나’가 처음에는 엄마가 시킨 심부름에 투덜거리지만, 곧 마트에 가서 물건들을 찾는 과정에서 “양파, 당근, 떡” 등의 대상과 대화를 나누는 유머러스한 동심과 상상력이 잘 펼쳐지고 있는 작품이다. 이를 간결하게 압축한 절제된 시행과 안정적인 시적 구성으로 선보이고 있다. 또한 동시의 미덕인 리듬감이 뛰어나, 입에 맴도는 리듬감을 구사하여 맛깔나게 전개되는 작품구성이 심사위원들의 이목을 끌었다.
고학년부 ‘소년목일신상’을 수상한 강혜원(충주 남한강초등학교 5) 학생의 수상작은 ‘우리 아버지’라는 시제를 선택하여 작품을 전개하고 있다. 동시에 등장한 “아버지”는 친구처럼 다정하고, 때론 장난기가 가득한 실수투성이의 아버지이다. 그러한 아버지를 청개구리라는 대상에 비유하여 성장 서사를 보여주는 동시에 따스한 가족의 사랑을 시로 형상화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인데도 불구하고 동시가 긴 호흡을 취하고 있으며, 거침없는 작품 전개 또한 독자와의 공감대를 잘 형성하고 있다는 장점을 취하고 있다. 심사위원들이 강혜원 학생의 작품에서 찾은 시적 개성은, 아버지가 아이들을 계몽적으로 훈계하는 대상이 아닌, 아버지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있으며, “청개구리”와 “아버지”란 돌연한 이미지를 과감하게 결합한 유쾌하고 독특한 시적 상상력이다.
이외에도 빛나는 문장과 상상력을 통해 동심을 잘 드러낸 우수한 응모 작품들이 많았다. 더 많은 상을 주지 못해서 아쉬울 뿐이다. 마지막으로 온라인으로 응모해 준 전국 각지의 학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그리고 학생들이 백일장에 응모할 수 있도록 체험의 기회와 시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응원을 해주신 멋진 학부모님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학생들이 백일장에 응모하고, 평상시에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독서와 글쓰기는 곧 국내 아동문학이 더욱 발전하는 미래를 여는 귀중한 일이기 때문이다.
올해에 수상의 영광을 차지한 학생들에게는 축하를, 그리고 아쉽게도 입상권에 들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내년에 더 멋진 작품으로 재도전을 권해본다.
감사합니다.
2024. 9.28
-고경숙, 서안나, 정순옥 심사위원 일동-
<제2회 목일신캠프백일장 수상작> 시제/우리 아버지·심부름
<고학년부 소년목일신상> 충주 남한강초등학교 5학년 강혜원
우리 아버지
우리 아버지는
청개구리다
엄마가 신발 좀
제대로 신고
다니라고 해도
신발 꾸겨 신은 아버지
그러다 팍 넘어져
다리가 뿌러졌다
엄마 속 썩혀 놓은
청개구리 우리 아버지
그래도 학교 다녀오면
밝은 얼굴로 맞아주시는 아버지
엄마 퇴근하고 오면
사랑한다는 말 건네는 아버지
항상 따듯한 아버지
내가 제일 사랑하는
단 한사람
엄마께서 제일 좋아하는
단 한사람
우리 아버지는 오늘도
엄마 속 썩혀 났지만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우리 엄마의 꼭대기까지
올라간 화 달래고 있다
<저학년부 소년목일신상> 파주 산내초등학교 3학년 박하루
심부름
투덜투덜
마트로 향한다
재료와의 숨바꼭질
꼭꼭 숨어라
아삭아삭 당근아
어디있니
눈 매운 양파야
어디있니
쫄깃쫄깃 떡아
어디있니
너희를 빨리빨리
찾아야
집으로 빨리빨리
간다고
<고학년부 우수상> 1 부천 상인초등학교 4학년 채정우
우리 아버지
우리 아버지는
힘들게 돈을 벌어
열심히 개미처럼
매일매일 일하셔
집에서 노는
두 마리의 베짱이를 위해
열심히 일을 해
우리 아버지는
나와 잘 놀아주셔
악당 역할도 잘해 주시고
연기도 아주 잘하셔
누가 보면 진짜
악당인줄 알 걸?
나를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는 뭐든지 해주시지
우리 아버지는
운동도 아주 잘하셔
탁구, 테니스, 볼링
못하는 운동이 없으셔
우리 아버지는
날 정말 사랑하는 것 같아
내가 아버지를
사랑하는 만큼
아버지 사랑합니다!
<고학년부 우수상> 2 체러티크리스천스쿨 6학년 홍제영
우리 아버지
아기 새들은 좋겠다
아버지가 먹이를 물어다 주시니
펭귄들은 좋겠다
아버지가 자기를 꼭 껴안아 주시니
수달들은 좋겠다
아버지와 함께 헤엄치고 놀이 하니
하지만 나는 더 좋다
이 모든 것을 해주시는 아버지가 계시니
<고학년부 우수상>3 충주 용산초등학교 4학년 김윤찬
우리 아버지
우리 아버지
내가 말을 안 들으면
버럭버럭 화내는 우리 아버지
내가 일을 방해하면
부글부글 성질내는 우리 아버지
때로는 버럭버럭 화도 내시고
부글부글 성질도 내시지만
언제나 포근하게 날 감싸주는 우리 아버지
언제나 나를 사랑해주시는 우리 아버지
“사랑합니다. 아버지”
<저학년부 우수상> 1 금가초등학교 3학년 변하음
심부름
나는 인형에게 심부름 시킨다
인형은 해주지 않는다
내 마음속에는 속상하다
나는 또
엄마한테 심부름 시킨다
엄마 물 갖다 줘 라고
그땐 엄마도 속상할 거다
엄마는 나한테 심부름 시킨다
친구네 나물 갖다주라고
나는 “알겠어요”
아빠는 심부름 안시킨다
야호!
천국이다 라고 말하고 싶다
<저학년부 우수상> 2 솔터초등학교 3학년 김고은
우리 아버지
우리 아버지는 운동을 잘하신다
헬스장 가서 운동을 으쌰으쌰
척척 우리 아버지는 운동 선수 같다
우리 아버지는 요리도 잘하신다
화르르 야채볶음 우리 아버지는 요리사 같다
어떤 일도 잘하시는 멋진 우리 아버지
<저학년부 우수상>3 서울 양목초등학교 3학년 최율리
우리 아버지
히히히 장난끼 많은 아이가 되기도 하고,
타닥타닥 멋있게 일하는 어른이 되기도 합니다
어떨 땐 귀찮지만 한편으론 가장 고마운 아버지
밉고 화가 나고, 속상할 때도 있지만
이게 우리 아버진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