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목일신아동문학상 당선작

동시 당선작 장서후 작가 

동화 당선작 이민숙 작가 

제4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당선작 발표

  제4회목일신아동문학상에 응모해 주시고 관심 가져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3/1~3/19일까지 전국에서 214명(동시:126명, 동화:88명)의 작품이 접수되었습니다. 예심을 거쳐 동시 20편, 동화 8편의 작품이 본심에 올랐으며, 제4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당선자를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동시 부문 : 장서후 (광명)
            당선작/(「보름달」 외 49편)

■동화 부문 : 이민숙 (서울)
            당선작/『길순, 조선을 달리다』

■최종심에 오른 작품

동시: 『아보카도와 인디언감자』/ 「아빠도, 참」 외 50편/ 「섬」 외 49편/「쇠똥구리 바퀴 가게」 외 49편
동화: 『코 없는 코끼리』/『 수탉이 된 아이』

■심사위원: 
           본심 
           동시: 이준관 아동문학가, 이재복 문학평론가
           동화: 김경연 아동문학평론가, 이옥수 아동문학가

           예심
           동시: 이성천 문학평론가, 이승희 시인, 
                    최광임 시인, 김 영 아동문학가
           동화: 황수대 아동문학평론가, 우성희 아동문학가
                    명창순 아동문학가, 오미경 아동문학가

사단법인 따르릉목일신문화사업회 · 목일신아동문학상운영위원회 

제4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동시부문 심사평

이번 제4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동시 부문에 총 126명이 응모하였다. 네 분의 예심위원 심사를 거쳐 본심에 오른 인원은 총 20명이었다. 이 20명 중에서 다시 5명(지훤, 최인숙, 장서후, 문봄, 서희경)을 가려 뽑았다. 최종심에 오른 5명의 작품들은 다소 편차는 있었지만 모두 그 나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우리는 보다 꼼꼼하게 작품들을 돌려보면서 검토하였다. 
  장시간의 검토와 논의를 통해 5명 중 2명을 당선작 후보로 올렸다. 당선작 후보로 오른 장서후와 서희경의 작품들은 뚜렷이 구분되는 개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 개성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시적 화자’의 차이였다. 시적 화자가 어떤 목소리로 말하고 있는가 하는 점인데, 서희경 작품의 시적 화자는 성인의 의식에 가까웠고, 장서후 작품의 시적 화자는 아동의 의식에 가까웠다. 
  이러한 차이는 그대로 작품 세계에 반영되어 드러난다. 서희경의 작품은 문학적 완성도를 지향하는 쪽으로 자신의 개성을 발휘하고 있고, 장서후의 작품은 수용자인 아동과의  공감을 지향하는 쪽으로 개성을 발휘하고 있다. 서희경의 작품에서 엿보이는 새로운 발상과 실험적인 표현 기법들은 기존의 동시의 틀에서 벗어나 문학적 완성도의 확장이라는 긍정적인 면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의 동시에서 발견할 수 없는 낯선 세계의 드러냄은 분명 동시라는 시적 세계의 확장과 함께 어떤 가능성을 함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어른의 시각과 목소리가 강하게 내재해 있는 경우 소통 불능의 난해성을 유발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은 그의 작품들이 동시라는 양식의 정체성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에 비하면 장서후의 동시는 이런 소통의 난해성과 양식의 정체성의 불투명함을 벗어나 있다. 그의 동시는 간결하고, 단순하며 또 명쾌하다. 무엇보다도 시적 화자의 동심이 어린 아이의 의식을 통해 잘 표현되어 있다. 어린 아이의 직관을 통해 그가 체험하는 동심의 세계를 잘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언어에 안정감이 느껴진다. 가령 “오늘은/밤하늘이 노래하는 날/입 크게 벌리고/아아아아아/신났다./둥그런 목구멍이/환히 보인다.”(「보름달」)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보름달”을 “밤하늘의 노래”와 “둥그런 목구멍”으로 치환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동심이 지니는 단순하지만 낯선 세계는 동시라는 양식의 정체성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의 작품 중에는 기존 동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진부하고 상투적인 것들도 존재한다. 특히 어른 세계에서나 통용되는 ‘총알배송’, ‘대리운전’, ‘재능기부’ 등과 같은 언어의 구사로 인한 시적 화자의 어른스러움은 동시라는 양식의 정체성을 불안하게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장서후의 동시가 보여주는 있는 이러한 불안은 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시인이라면 늘 경계하고 반성해야 하는 그 무엇이다. 끊임없이 어린이의 시각에서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낯선 세계를 동심의 언어로 표현하려는 태도를 견지할 때 우리 동시, 더 나아가 목일신 동시의 정체성과 미래적인 가능성은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제4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동시 부문 당선자로 장서후를 결정하면서 우리 심사위원들은 축하와 함께 당부의 말도 함께 전한다. 시는 어린아이처럼 늘 엘랑비탈(Elan Vital/생명의 약동)해야 하며, 시인의 언어와 세계에 대한 지극한 정성은 쉼이 없어야 한다(至誠無息).     

심사위원 : 이준관(시인, 아동문학가), 이재복(문학평론가, 한양대 교수)

제4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동화부문 심사평

어린이, 그 이름은 가능성

본심에 올라온 여덟 편의 작품에서 최종 세 작품을 두고 논의를 거듭한 끝에 『길순, 조선을 달리다』를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수탉이 된 아이』도 스토리의 얼개가 잘 짜여져 훌륭했지만 어른들로부터 시작된 아픈 부담을 어린 아이가 한 몸에 받아내는 모습이 버거웠고, 적확하지 않은 단어선택과 잔인함이 타인에게 알려진 부분에서 개연성 문제가 있었다. 『코 없는 코끼리』는 세밀한 자료와 수준 있는 문장에서 공들여 쓴 노력을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교훈성이 강하고 안이한 전개과정이 결정적 흠이었다. 

 『길순, 조선을 달리다』 는 임진왜란 당시, 파발꾼이었던 아버지의 부상으로 길순이가 아버지 대신 어려움을 이겨내고 파발꾼이 된 이야기이다. 개성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의 주도적인 활약을 처음부터 끝까지 힘 있게 펼쳐놓아서 긴장감이 높았다. 시대상은 다르지만 어린이의 주체적인 판단과 책임에 따른 행동, 고난을 보여주며, 어린이의 가능성을 또 한번 현실로 이끌어내는 절묘함을 보여주었다. 진주 목걸이를 꿰듯, 주제를 한 줄로 꿰는 힘이 있고 적절하게 강약을 조절할 줄 아는 능숙함 또한, 돋보였다. 흡입력 있는 도입부와 흐뭇한 결말에 비해 느슨해진 중간부분을 좀 더 문장의 경제성을 살려서 팽팽하게 당겼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어린이는 오늘, 여기를 살고 있는 생활인이며 가능성들이다. 작가의 경험을 소환하거나 선입견으로 동심을 복기하며 안일하게 글을 쓰기엔 이들의 눈높이가 만만치 않다. 이번에 응모작을 읽으면서, 기왕의 뻔한 스토리를 새로운 시공간, 혹은 장치로 옮겨놓았다고 나름, 참신하다고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있었다. 하여, 동화작가 스스로가 좀더, 치열하고, 치밀하게 오늘, 여기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을 알아가고 나란히 발맞추는데 게을러선 안 된다는 각오를 다질 일이다. 
 당선자에겐 진심어린 축하를, 응모해주신 분들께는 감사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목일신아동문학상을 제정하고 동화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애쓰는 (사)따르릉목일신문화사업회 양재수 이사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심사위원: 김경연 (문학평론가), 이옥수 (아동, 청소년작가)

예심, 본심 심사 전경

수상소감

[동시 수상소감]

 화창하고 맑은 봄날 토요일 오전, 몸이 붕 떴습니다. 심장이 마구 춤을 췄습니다. 
그리고 눈물과 웃음이 번갈아가며 제 얼굴을 쓰다듬었습니다. 당선되었다는 꿈같은 전화한통이 제 고요한 일상을 환상의 세계로 바꿔놓았습니다.
 자연이 나누어 준 소중한 것들, 일상생활 속에서 겪는 잔잔하고 소소한 일들을 놓치지 않고 챙기려 하였습니다. 그리고 글로 남겼습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읽고 공감하며 조금이라도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래 꿈을 그리는 자는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라고 앙드레 말로는 말했습니다. 
글을 통해 삶에서 소중한 걸 기억하게 하고, 챙겨주고, 감성을 풍족하게 하는 사람을 시인이라 생각합니다. 시인이라 불리고 싶은 한 사람이 앙드레 말로의 말을 오랫동안 마음속에 간직하며 꿈을 향해 한발 한발 걸어왔습니다.  
 늘 끝없는 응원을 해주는 사랑하는 가족, 시인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용기를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4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당선이라는 커다란 무지개꿈을 디딤돌 삼아 또다시 한발 한발 좋은 시를 쓰기 위해 나아가겠습니다.

-장서후 프로필-

 본명 장지현, 2003년『좋은엄마』동시공모전에서 금상 수상, 같은 해 『문학세계』에 동시가 당선되었습니다. 2006년『오늘의 동시문학』신인상, 2016년 수원문화재단 문화예술창작지원금을 받았습니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같은 해 일러스트 시집 『다시』를 펴냈습니다. 

[동화 수상소감]

부질없이 바빴던 게 차라리 다행이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기다림의 시간을 잘 견디게 해줬으니까요. 전화기가 꺼진 것도 모르고 주말 아침 무심히 지나갔습니다. 충전기를 꽂는 순간 목일신 아동 문학상 운영위원회에서 보내온 문자를 보고, 제 가슴은 떨리기 시작했어요.
당선의 소식은 기쁘기도 하고, 드디어 길순이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구나, 숙제 하나 끝낸 것 같은 후련함도 있었습니다. 길순이는 공모전에 출품했던 작품의 주인공이에요. 오 년 동안 저와 함께 울고 웃었던 아이였죠. 꽤 긴 냉담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고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길순이가 자꾸 저를 부르는 거예요. 이제 길을 나서자고요. 조선을 달리고 싶다고요. 
50대 중반을 바라보는 늦깎이 작가에게 한 발자국 뗄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신 심사위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힘들어 할 때마다 늘 격려해주는 가족들에게도 사랑을 전합니다. 
멈추지 않고 아이들에게 말을 걸어보겠습니다. 목일신 작가님처럼 꾸밈없고 순수하게요. 투명하고 신나게요.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할게요.


-이민숙 프로필-
아이 셋, 17년간 전업주부로 살다가 도서관에서 하는 동화작가 수업을 들으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육아에서 벗어나 좋아하는 일 좀 해보겠다는데 갱년기 우울증이 찾아왔고, 이겨내려고 운동을 시작한 게 얼떨결에 피트니스 대회 도전으로까지 이어졌다. 그것도 50세 최고령 참가자로 말이다. 무력감을 운동으로 극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계발 에세이를 출간, 운동하는 작가로 불리며 방송 출연을 하고, 강연도 하며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에 도전 중이다. 
첫 장편 동화 <길순, 조선을 달리다>로 목일신 아동 문학상을 받게 되어 더없이 행복하다.
지은 책으로 <동전 구멍>, <빨간 머리 앤-자작나무 숲을 지나>,<50, 우아한 근육>,<미니멀 엄마표 영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