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당선 소감]
- 그만큼 눈 밝아져서 -
뜻밖에, 햇살 같은 전화를 받고 나서 내가 한 일은 통화 전에 하고 있었던 거실 마루를 닦는 거였습니다. 세상은 너무 환했지만 가던 길을 그냥 가고 싶었지요. 힘있게 마루를 닦은 걸레에 먼지가 반짝였습니다. 빗방울 하나에 온몸 젖는 날이 있는가 하면 때로 먼지조차 눈부신 시간을 만나기도 해요
작은 돋보기 하나 들고 나침반도 없이 무작정 걸어온 길.
길을 가다 어린이를 만나면 졸졸졸졸 그 뒤를 따라가 돋보기로 비춰보다가 어깨 기운 빈 주머니에 푸른 별과 따듯한 불씨를 넣어주고 싶었는데 실은 늘 내가 먼저 차올랐습니다. 동시는 어쩌면 어른들에게도 필요하지요. 동심에서 멀어진 만큼 행복에서 멀어진다 했으니까요
목일신아동문학상은 늦된 저에게 단단한 돋보기 하나 건네었습니다
그만큼 눈 밝아져서 어린이들의 마음에 다가가 도닥이려 합니다. 찌르릉찌르릉 정겨운 자전거 소리로 오시어 얼룩덜룩 헌 옷 입은 어린 새를 감싸주셨던 목일신 선생님처럼요
고마운 분 너무 많습니다
그리움의 샘터에 나를 남겨 두고 얼마 전 멀리 떠나신 엄마. 속 깊이 응원해주는 가족들과 지인들, 그리고 부족한 글에 날개 달아 주신 심사위원님들과 목일신아동문학상을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콩잎만큼만 팔랑거리다가 가던 길 가겠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 신난희 프로필 -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월간문학에 동화, 대전일보 신춘문예 (1995) 동시로 등단하였다. ‘좋은 생각’에 생각하는 동화 ‘은빛 이야기‘를 오래 썼고 동화집으로 ‘바퀴 달린 다람쥐’, ‘두근두근 엘리베이터’ 등이 있으며 창주문학상, 천강문학상, 황금펜아동문학상, 한국해양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동화 당선 소감]
붉은 꿈을 꾸어라. 노랑 꿈을 꾸어라. 오색 꿈을 꾸어라. 세상에는 참 많은 꿈이 있습니다. 꿈을 이룬 꽃밭에 서 보니 왜 꿈을 가지라고 하는지 알겠습니다. 오랫동안 동화를 써오면서 동화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실감하고 또 실감했습니다. 세상에는 글 잘 쓰는 사람이 정말 많구나! 절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글의 끈을 놓지 않았더니 조금씩 동화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쌓이니 단단함이 생겼습니다.
동화 속 주인공 동구가 섬을 떠나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에 제 모습을 투영했습니다. 좁은 시야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닐까 더 큰 세상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 물으면서 이 작품을 완성했던 것 같습니다.
동구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 주변 인물들처럼 내 옆에도 가장 역할을 충실히 해준 남편과 아이들이 있었기에 제가 이 훌륭한 꽃밭에 서게 된 것 같습니다.
꿈이 있고 목표가 있는 아이들은 나비가 아름다운 꽃을 찾아내듯 새로운 세상을 만나리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 책에는 가슴에 별을 품고 앞으로 향해 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불확실성이 팽배한 요즘 시대에 아이들도 희망처럼 꿈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목일신 시인의 동시처럼 명쾌한 소리를 내는 아름다운 글을 쓰고 싶습니다.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계속 동화를 쓸 수 있게 기회를 주신 목일신아동문학상 관계자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문학상에 누가 되지 않도록 좋은 작품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최미정 프로필 -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2013년 부산아동문학 신인상을 받고 동화작가가 되었습니다. 2022년과 2023년 아르코 발표지원 선정 『꼴찌 아파트』로 2023년 문학나눔, 2024년 행복한아침독서도서 선정, 『꼴찌 아파트』, 『정답보는 안경』이 2024년 책과함께하는 KBS한국어능력시험 도서로 각각 선정되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바퀴벌레 등딱지』, 『대왕문어 추격대』, 『가슴에 별을 품은 아이』, 『행복한 강아지 콩콩이』, 『꼴찌 아파트』, 『안개요괴』, 『정답보는 안경』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꿈을 가지고 행복하게 사는 그 날까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긴 멋진 동화를 쓰고 싶습니다.